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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후 취업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세계 각국의 실질 정책 비교(시리즈 2, 스위스)고용노동 2025. 4. 16. 17:07
시리즈 2. 스위스 – 장인정신과 실무 기반 고졸 교육의 모범 국가
‘기술을 가진 사람’이 사회를 움직이는 나라, 스위스
누구나 알다시피 스위스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고임금, 고기술, 고품질 산업 국가다.
하지만 이 경제적 성공의 기반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엘리트 대학 교육이 아니라,
고졸자 중심의 실무 기반 직업교육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스위스는 고졸자가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을 매우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설계해 놓았다.
직업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경력의 시작점, 그리고 사회적 인정의 출발선으로 작동한다.
이런 구조 덕분에 스위스에서는 고졸자가 고급 기술 인력으로 성장하는 경로가 명확하고,
이러한 시스템이 국가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고졸=저숙련 저임금’이라는 고정관념이 팽배하지만,
스위스에서는 오히려 고졸자들이 기술 기반 중간 관리자, 독립 장인, 전문 기업가로 성장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
이번 글에서는 스위스의 고졸자 진입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들이 어떻게 사회에 진입하고,
어떤 식으로 장기적 경력을 설계하는지, 그리고 한국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스위스의 직업교육 시스템(VET: Vocational Education and Training)
스위스의 고졸자 진입 시스템은 ‘직업교육 훈련(VET)’이라는 하나의 체계 아래에서 돌아간다.
이 VET 시스템은 스위스 고등학생의 약 70% 이상이 선택하는 경로로,
사실상 고졸자의 ‘표준 진입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 VET 시스템의 구조
- 대상: 15세 이상 고등학생
- 과정: 3~4년 (실습+이론 병행)
- 구성: 주당 3
4일 기업 현장 실습 + 12일 직업학교 수업 - 특징: 정부-학교-기업 3자가 공동 설계하는 맞춤형 커리큘럼
- 종료 시: 국가공인 자격 취득 + 정식 채용 가능
VET는 단순한 직업훈련을 넘어, 고졸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사회진입 루트의 중심축이다.
기업은 훈련생에게 실제 프로젝트를 맡기며 실무 역량을 길러주고, 훈련생은 기업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된다.
스위스 고졸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훈련 분야
스위스 VET 시스템은 350개 이상의 자격 경로를 제공하며,
기술직뿐만 아니라 사무직, 의료, 디자인, 호텔, IT 분야까지 아우른다.대표 훈련 분야:
- 기계·전기·기술 엔지니어링
- 호텔·관광·서비스업
- 회계·세무·보험관리
- 의료보조·간호조무
- 디자인·사진·출판
- IT 시스템·네트워크 유지보수
- 제빵·요리·의류제작
이처럼 고졸자들은 단지 ‘현장직’으로 몰리는 것이 아니라, 관심과 적성에 따라 다양한 산업군에서 진입이 가능하다.
특히 스위스는 서비스업 및 창의산업에서도 직업교육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어,
경력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전문대학 또는 일반 대학 진학이 필수는 아니다.
스위스 훈련생도 ‘임금 노동자’로 인정받는다
VET 훈련생은 단지 배우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정식 계약을 맺고, 월급을 받으며, 보험도 가입되는 ‘일하는 학생’이다.- 1년차 평균 월급: CHF 800 ~ CHF 1,000 (한화 약 120만 원~150만 원)
- 3년차 평균 월급: CHF 1,500 이상
- 고용계약에 따라 연차, 휴가, 보험 혜택 적용
- 세금 신고 대상자 (사회인으로 간주)
이러한 처우는 고졸자가 단순한 수습생이 아니라, 실제 산업의 일원이자 생산 요소로 인정받는 스위스만의 사회적 인식을 보여준다.
스위스 고등졸업 후 경력 설계 – ‘기술인’에서 ‘전문가’, ‘CEO’까지
스위스의 고졸자는 단지 실무 보조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경력을 쌓아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Berufsprüfung (직업시험): 기술사/관리자 인증 자격
- Höhere Fachprüfung (고등기술시험): 장인 수준의 고급 자격증
- Fachhochschule (응용과학대학): VET 졸업 후 진학 가능한 실무형 대학
- 기술 창업자 / 독립 장인: 실제 제품 제작과 브랜드 런칭 가능
즉, 스위스에서는 고졸자의 경로가 하나의 사다리처럼 구성되어 있고,
‘대학 진학 여부’가 커리어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
실력과 경력을 기반으로 얼마든지 상위 경력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스위스 기업은 왜 고졸자를 선호하는가?
스위스 기업은 VET 시스템을 단순히 ‘사회 환원’이 아니라,
자체 인재 양성과 조직 문화 전수의 핵심 전략으로 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조기 채용은 조직 적응도와 충성도 상승
- 훈련생이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며, 조직에 대한 이해도도 높음
- 대학 졸업자보다 현장 적응력이 빠르고 실무 능력이 뛰어남
기업들은 VET 시스템을 통해 자신들의 핵심 인력을 직접 설계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조직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 – 기술자는 자랑이다
스위스에서 기술자는 단순한 기능인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이자 **장인(Handwerker)**으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높은 존중을 받는다."나는 대학교에 가지 않았지만, 내 손으로 만든 시계가 전 세계로 수출된다."
스위스의 고졸 기술자는 자부심이 강하다.
이 자부심은 단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런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의 고졸자 차이점 – 구조의 유무, 존중의 깊이
스위스와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이다.
스위스에는 고졸자가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한국에는 아직 그 시스템조차 존재하지 않는다.스위스는 중학교 졸업 후 진로를 일찍 나누되,
어떤 경로를 택하든 성공과 성장의 기회는 평등하게 열려 있다.
고졸자는 경력 초기부터 소득을 얻고, 경력을 쌓고, 국가 자격을 취득하고,
원할 경우 대학 진학도 가능하다.반면 한국에서는 고졸자가 취업을 택하면 그 순간부터 사회적 낙인이 찍히고,
대부분의 경력은 비공식 경력으로 분류되며, 이후 전환이나 이직, 학업의 기회도 제한적이다.또한 스위스에서는 고졸자를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제빵사, 용접사, 전기기술자 등은 단순한 직업명이 아니라 존중받는 경력의 이름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여전히 기술직 = 3D 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결과적으로 스위스는 고졸자가 실패하지 않는 구조,
한국은 고졸자가 실패하지 않기 위해 버텨야 하는 구조다.
우리가 스위스를 통해 배워야 할 것 – 대학이 아닌, 삶이 중심이 되도록
스위스의 사례는 한국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진정한 교육과 정책은 진학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한국이 배워야 할 것:
직업교육 시스템의 정규화 (훈련+자격+취업 연계)
고졸자의 사회 진입을 위한 공공 시스템 구축
기술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 캠페인
VET와 같은 지속가능한 경력 사다리 설계
고졸자 전용 정책을 ‘복지’가 아닌 ‘국가 투자’로 전환
고졸은 출발점일 뿐, 가능성의 총량은 각자의 손에 있다
스위스는 고졸자가 더 이상 ‘선택의 실패자’가 아닌, 경력의 조기 설계자로 살아가는 나라다.
그들은 대학 대신 기술을 택했고, 이 기술은 자신의 삶, 미래의 국가의 삶을 꾸리는 자산이 되었다.
그 속엔 체계가 있었고, 사회의 존중이 있었으며, 미래로 이어지는 경력의 길이 있었다.지금 한국도 그런 선택지를 설계해야 할 때다.
그리고 그 시작은 고졸이라는 단어에 존중을 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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