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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후 취업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세계 각국의 실질 정책 비교(시리즈 8, 한국 현실)고용노동 2025. 4. 21. 10:55
시리즈 8. 한국 – 선진국과 비교한 고졸자 경로의 현실과 개선 방향

고졸자는 왜 항상 ‘무언가를 잃은 사람’처럼 다뤄지는가?
“고졸이라서요….”
이 말은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자주 듣는 표현이다.
입사 면접에서, 승진 심사에서, 심지어 은행 대출상담 창구에서까지.
고졸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치 뭔가를 갖추지 못한 사람, 어딘가 부족한 사람처럼 취급받는다.그러나 앞선 시리즈에서 살펴본 선진국들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독일은 듀얼 시스템으로 고졸자를 핵심 기술인재로 키우고,
싱가포르는 ITE를 통해 고졸자를 산업 전선의 실무 리더로 만든다.
호주, 핀란드, 미국, 일본, 스위스 모두 고졸 경력자에 대한 존중과 구조적인 성장 사다리를 제공하고 있다.그렇다면 한국은 왜 여전히 고졸자를 ‘성공하지 못한 사람’으로 가정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조차 시혜의 형태로 포장하는 걸까?이번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한국의 고졸 경력 시스템의 현실, 실제 고졸자의 인터뷰,
그리고 선진국과 비교한 구조적 차이, 마지막으로 지금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총정리한다.
고졸 취업자의 실제 인터뷰 – 말하지 못했던 ‘현실의 무게’
인터뷰 ① – 김다현(22세, 특성화고 졸업 후 제조업 입사)
“솔직히 졸업하고 바로 취업한 게 자랑은 아니었어요. 친구들 중 절반은 대학 갔고,
나머진 공무원 준비하거나 취업했는데, 다들 ‘고졸인데?’라는 시선을 느끼고 살았죠.
입사 후에는 ‘어차피 대학도 안 나온 애’라는 말을 관리자한테 들었고,
일은 힘든데 급여는 최저 수준. 연봉 2,400인데 야근 많고 휴가도 눈치 보여요.”다현 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한 후 곧바로 중소기업 제조업체에 입사했지만,
정규직이라는 안정감보다 고졸이라는 낙인이 먼저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인터뷰 ② – 정윤호(25세, 고졸 후 인턴→전산 회계 자격 취득→중소기업 재직 중)
“고졸이 취업하기 정말 힘들어요. 자격증 4개 땄고, 실무도 잘한다고 인정받았는데,
회사 사람들은 항상 ‘대학 안 나와서 아깝다’고 말하죠.
이직 시도도 해봤는데, 채용공고에 학력 ‘전문대 이상’이 걸려 있어서 막히고요.
기술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하니까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어요.”윤호 씨는 실력을 쌓기 위해 꾸준히 자격을 취득하고 일도 열심히 했지만,
학력 중심 채용 시스템이 여전히 장벽이 되어 있었다.
현재 한국의 고졸 진입 경로 – 거의 사라진 구조화된 ‘사다리’
한국은 과거 1990~2000년대만 해도 고졸자를 위한 구조가 부분적으로 존재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활성화, 고졸 채용 확대 정책, 내일 채움공제(2025년 현재 지원 불가) 등의 보완 장치도 있었다.하지만 2020년대 중반을 지나며 이러한 시스템은 대부분 폐지되거나 축소되었다.
2025년 현재, 고졸자가 사회에 진입하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뿐이다.- 계약직·비정규직 취업 → 전환 시도 (성공률 낮음)
- 알바·인턴 형태로 단기 업무 경험 → 경력 불인정 사례 다수
- 대학 진학을 목표로 취업을 잠시 멈춤 → 결국 학력 보완 중심 전략
즉, 실제로 고졸자가 장기 경력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고졸자 대상 정책 – 있긴 하지만 ‘불안정’하거나 ‘짧다’
일부 정부 정책은 고졸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대부분 한시적, 보조금 형태, 수혜자 제한이 크다.대표적인 정책 예시:
- 청년도전지원사업: 미취업 고졸 청년 대상 단기 진로상담 제공
- 직업계고 현장실습 지원: 소규모 기업 중심으로 제한적
- 중소기업 청년소득세 감면: 실제 이용률 낮음 (조건 엄격)
- 근로장학금(학습근로계약제): 활용률 저조, 실질적 경력 인정 어려움
결국, 이런 정책들은 구조를 만드는 게 아니라,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방식에 머물러 있다.
학력 필터링 구조 – 아직도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벽’
2025년 현재도 다수의 채용공고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남아 있다:
- “전문대졸 이상”
- “4년제 우대”
- “초대졸 이상 지원 가능”
이러한 필터링은 고졸자의 입사지원 기회 자체를 차단하고,
실력이나 자격을 보유한 사람도 서류에서 탈락시키는 구조로 작동한다.실제 고졸자 취업률(교육부, 2024): 45.1%
하지만 ‘6개월 내 이직률’은 무려 61%
→ 고졸자는 ‘일자리는 얻지만, 자리에는 정착하지 못한다’
한국에서 고졸자의 현실 – ‘직무 없는 경력’ 혹은 ‘경력 없는 직무’
대졸자는 학사 과정을 통해 이론과 전공 기반의 직무 이해를 갖는다.
그러나 고졸자는 취업 현장에서 ‘단순 업무’를 하거나,
‘실무와 무관한 자격’만 취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그 결과 고졸자는 다음 두 가지 사이에 갇히게 된다:
- ‘경력은 있는데 직무가 없다’ (반복 업무 → 직무로 인정되지 않음)
- ‘직무는 배웠지만 경력이 없다’ (실무 경험 기회 부족)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고졸자의 중장기 커리어 설계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한국 vs 선진국 – 왜 이렇게까지 다를까?
선진국은 고졸자가 사회에 진입하는 것을 국가 시스템이 함께 설계한다.
- 독일: 듀얼 시스템으로 실무+이론 병행 → 자격+취업 보장
- 핀란드: 직업학교 졸업 → 취업 후 대학 진입까지 자유롭게 설계
- 일본: 고등학교가 기업과 직접 연결 → 채용까지 학교가 책임
- 싱가포르: ITE → 폴리텍 → 산업 현장 → 승진/진학 연계
- 호주: TAFE → 자격 인증 → 고임금 기술직 진입 → 학위 편입 가능
-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 자격 기반 고소득 직종 → 자율 경력 설계
이들 국가는 모두 ‘고졸자 전용 사다리’를 공식적으로 구축하고 있고,
그 사다리의 단단함은 교육 + 고용 + 복지 + 경력 설계가 통합된 구조로부터 나온다.반면 한국은 고졸자에게 사다리를 쥐어주기만 하고,
그 사다리를 놓을 땅도, 올라갈 벽도, 기대볼 손도 없다.
우리는 교육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가? – 보여주기식이 아닌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고졸자에게 필요한 것은 단기 보조금이나 상징적 박람회가 아니다.
그들이 경력을 설계하고, 경력을 이어가고, 경력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이다.앞서 시리즈로 언급한 각 선진국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실무를 먼저 접한 이들의 가능성을 더욱 믿어주는 열린 방식이 필요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제안 1: 고졸자 전용 직업교육기관(TAFE·ITE형) 설립
제안 2: 자격 중심 채용 가이드라인 공공기관부터 도입
제안 3: 고졸자 대상 공공근로 및 장기고용 우선 할당제안 4: 자격 → 임금 → 승진이 연결되는 ‘커리어 프레임워크’ 도입
제안 5: 학력 필터링 금지법 검토 + 고졸자 채용 점수 가산제 확대
고졸자는 실패자가 아니다. 아직 구조를 받지 못한 사람일 뿐이다
“고졸은 뭐라도 덜 갖춘 사람처럼 다뤄지잖아요.”
이 말은 틀렸다. 고졸자는 덜 가진 사람이 아니라,
국가가 아직 책임지지 않은 사람일 뿐이다.지금이 바로, ‘고졸’이라는 단어에 가능성과 존중을 더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우리 사회가 고졸자를 바라보는 눈을 바꾸는 것,
그리고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아직도 구세대의 시각이 미래를 흐려버리고 있는 실정이다.더는 내 시각이 옳다는 판단에서 벗어나 교육부 등 정부부처에서 조금 더 현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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