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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후 취업을 선택한 이들을 위한, 세계 각국의 실질 정책 비교(시리즈 3, 일본)고용노동 2025. 4. 17. 10:14
시리즈 3. 일본 – 학교-기업 연계형 고졸 취업 추천 시스템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학생들, 일본의 고졸 시스템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는 선택은 종종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여겨진다. 많은 이들이 대학에 가지 않으면 경력이 막히고, 미래가 단절될 거라는 불안감을 느낀다. 그러나 가까운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당당하게 기업에 입사해 ‘직장인’이 되는 청년들이 매년 수만 명씩 배출된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일본에는 고졸 취업자를 위한 명확한 사회 진입 시스템, 즉 학교와 기업이 직접 연결된 ‘취업 추천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담임교사와 진로 교사가 함께 학생의 취업 전략을 설계하고, 학교가 기업에 직접 학생을 추천하며, 면접과 입사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이 시스템은 수십 년간 일본 노동시장에서 자리 잡은 구조로, 고졸자와 기업 모두에게 안정적인 채용과 적응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의 고졸자 채용 구조를 실제 정책, 학교 운영, 기업 반응, 사회 인식, 그리고 한국과의 차이점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다.
일본 고졸 취업 시스템의 핵심: '취업 추천제(就職推薦制度)'
일본 고등학교에는 **'취업 추천제도'**라는 제도가 존재한다.
이 제도는 기업이 학교에 구인 정보를 보내고, 학교가 해당 조건에 맞는 학생을 직접 선발하여 추천서를 작성,
이를 바탕으로 면접 및 채용이 이뤄지는 학교 주도형 채용 시스템이다.구조 요약
- 구직 시즌: 매년 9~11월 집중
- 모집 방식: 학교에 도착한 구인표를 기준으로 진로지도 담당 교사가 학생과 매칭
- 지원 방식: 한 학생당 1개 기업에만 지원 가능 (‘원샷 시스템’)
- 기업 대응: 학교의 신뢰도, 학생 태도, 성실성을 기준으로 판단
- 채용 확정: 면접 → 실기 혹은 테스트 → 합격 통보 → 졸업 후 즉시 입사
이 시스템은 일반적인 ‘구직 시장’이 아니라, **‘학교와 기업 간의 직접적인 채용 네트워크’**에 가깝다.
고등학교 자체가 하나의 인재은행 역할을 하며, 학생은 별도의 공채 경쟁 없이 학교의 신뢰 아래 취업하게 된다.

고등학교의 역할 – 단순한 진학기관이 아닌, 취업지원기관
일본 고등학교의 진로지도교사와 담임교사는 학생의 성적, 출석, 태도, 진로 방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3학년이 되면 이를 기반으로 기업에 적합한 학생을 추천한다.고교의 취업 지원 방식:
- 출석률, 생활태도, 성적 등 총합평가
- 면접 트레이닝, 자기소개서 작성 훈련, 기업별 매칭 상담
- 교사가 직접 기업과 연락하여 면접 일정 조율
- 학교 내부 평가가 ‘기업 신뢰도’로 연결되기 때문에 교사도 매우 신중하게 추천
즉, 학생은 학교를 통해 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며,
학교 역시 취업률이 하나의 경쟁력으로 작동하므로 실질적인 경력교육 기관 역할을 수행한다.
대기업에도 취업한다 – 일본 고졸을 위한 TO는 실존한다
일본 기업 중에는 ‘고졸 전용 채용 루트’를 따로 운영하는 곳이 많다.
특히 제조업, 유통, 물류, 철도, 전력, 금융 일부 분야에서는 고졸 채용을 매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대표적인 고졸 채용 기업 (2025년 기준):
- 도요타자동차, 히타치, 파나소닉, JR(일본철도공사), 야마토운수, 미쓰비시전기 등
- 공공기관 일부도 고졸 전용 채용을 별도로 운영
- 유통·프랜차이즈·호텔 등 서비스 분야 대기업도 고졸자 채용 활발
이들 기업은 고졸자 입사 시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일정 경력 이후에는
내부 승진 + 사내대학 + 기술자격 취득 등 다양한 성장 기회를 부여한다.
일본 고졸 입사 후 성장 경로는 어떻게 되는가?
일본 기업에서는 고졸자 입사 후 몇 가지 경로로 경력 개발이 이어진다.
- 사내 교육 프로그램: 입사 후 일정 기간 기본 교육, 직무훈련 포함
- 기술직 → 관리자: 5년 이상 근무 후 관리자 승진 코스 진입 가능
- 사내대학 제도: 고졸자 대상 사내 고등직무훈련 및 학위 취득 지원
- 자격 기반 승진: 전기기술사, 생산관리사 등 국가자격 취득 시 급여 및 직급 상향
많은 고졸 입사자들이 10년 이상 근속하며 중간관리자, 팀장, 공장장 등으로 성장한다.
이는 대학 졸업 후 입사한 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력 궤도다.
일본 고졸자의 사회 인식 – ‘성실한 사람’이라는 상징
일본에서는 고졸이라는 학력이 불이익이 아닌 ‘성실성’의 상징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은 고졸 입사자를 “장기적으로 회사를 지탱할 사람”으로 판단하며,
중도이직이 적고, 충성도 높은 인재군으로 여긴다.“대졸은 머리를 쓰고, 고졸은 회사를 지탱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실제로 고졸 입사자의 이직률은 대졸자보다 낮고,
근속 연수는 길며, 현장 리더나 중간 관리자로 안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일본 정부의 정책 지원 – 고졸 채용을 위한 ‘분리 채용 시장’ 운영
일본 정부는 고졸자의 채용이 대학생 채용과 섞이지 않도록
**'고졸 채용 전용 시즌'**을 운영한다.
매년 9월부터 시작되는 이 시즌은 기업도 고졸 채용을 위한 채용 루트를 따로 만들고,
고졸자는 대학생과 경쟁하지 않게 **‘독립적 구직 시장’**을 제공받는다.또한 노동국(일본 고용청)은 고졸자 대상의 취업박람회, 상담회, 채용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며
학교와 기업 간 연결을 적극적으로 중개한다.
한국 고졸학생과의 차이점 – 시스템의 존속 여부, 신뢰의 구조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는, ‘고졸 채용 경로가 실존하느냐’는 문제다.
일본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가 취업을 전제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학교는 기업에 직접 구인요청서를 받고, 교사는 학생을 선별하고,
기업은 학교를 신뢰하여 ‘학생을 채용’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수십 년간 유지되며, 기업-학교 간 신뢰 축적을 통해 점점 더 견고해졌다.반면 한국은 2000년대 이후 이 구조가 대부분 해체되었다.
학교의 진로지도는 대학 중심으로 치우쳐 있고,
기업은 고졸자를 뽑더라도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위주다.
고졸 취업 박람회는 연 1~2회 상징적으로 열릴 뿐이며,
실제 채용과 연결되는 구조는 극히 미비하다.또한 한국에는 고졸자에게 단 한 번의 원샷 기회를 보장하는 '단일 기업 지원제도' 같은 구조는 없다.
대신, 스스로 취업 포털을 뒤지거나, 학원이나 직업훈련을 찾아야 하는 극도로 개인화된 구조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 – ‘학교가 사회 진입의 통로’가 되도록
일본의 고졸 채용 시스템은 단지 취업을 돕는 게 아니다.
‘학교가 사회로 향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구조적인 메시지를 준다.한국이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
- 학교 기반 고졸 채용 시스템의 부활
- 교사 주도 진로지도 강화 → 기업과의 공식 연결
- 고졸 채용 시즌 분리 운영 → 대졸 경쟁에서 배제
- 고졸자 전용 장기 성장 트랙 신설 (내부 승진, 교육, 자격 기반)
- 고졸 채용 활성화를 위한 세제/장려금 혜택 구조화
단기 정책이 아닌, 학교-기업 간 신뢰 구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일본 “졸업하면, 일할 준비가 끝난다”는 구조
일본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들기 위해
정책, 제도, 교육, 사회 인식을 함께 설계해 왔다.
그래서 일본의 고졸자는 위축되지 않고, 위로를 구걸하지 않고,
사회에 당당히 나아갈 수 있다.한국에서도 이제는 고졸자에게 ‘진학하지 않아도 경력을 설계할 수 있는 길’을 다시 열어줘야 한다.
그 시작은, ‘졸업 후 취업’이 당당할 수 있도록 국가가 총력을 다하여 제도부터 바꾸는 것이다.'고용노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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